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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와 현실의 묘한 조합,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의지!
작가 김혜정이 날카롭게 되살려낸,
기억해야 할 진짜 세상!
소설집 《모나크 나비》, 《18세를 반납합니다》 등으로 청소년 독자들의 감동을 자아낸 작가 김혜정이 《독립명랑소녀》 이후 오랜만에 장편소설로 독자들을 만난다.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열한 번째 책인 《라온의 아이들》은 가상의 섬 ‘라온’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통해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사랑하고 연대하는 아이들의 우정과 사랑, 부당한 힘에 맞서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작품이다.
기억과 고통을 잃고 미스터리한 섬에 갇힌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비밀을 숨기고 이용하려는 의문의 정체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우리가 여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섬 ‘라온’. 보라색 피부를 가진 아이들이 섬에 살고 있다. 그들의 나이는 열여덟 살 안팎이다. 그들은 1년 전 이 섬으로 흘러들어왔는데, 모두 과거의 기억을 잃었고, 부상을 입었으나 통각을 잃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라온의 모든 걸 관장하는 존재인 ‘박쥐’가 그런 아이들을 통제하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아이들(신입들)이 섬으로 자주 흘러들어오기 시작할 무렵, 기존의 아이들이 통증을 느끼고,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바닷속에 거대한 구조물이 있는 걸 알게 되고 그것의 정체에 의문을 품는다. 또한 아이들은 박쥐가 ‘붉은 사막인’들에게 신입들을 팔아넘기는 걸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진다.
그러던 아이들 중 ‘기주’는 평소 믿음을 가져왔던 의사 ‘첸’에게 섬을 빠져나갈 계획을 알리고, 그 무렵 아이들의 기억은 점점 더 회복되고, 먼바다에 있는 그 구조물이 자신들이 타고 온 배라는 걸 기억해 낸다. 자신들이 붉은 사막인의 몸을 복원하기 위해 팔려왔다는 것, 보라색 피부가 그 표식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아이들은 울분을 토하고, 우여곡절 끝에 섬의 기원제를 올리는 날 ‘붉은 사막’으로 팔려가는 신입들을 구해 섬을 빠져나가려 하는데….
이제 라온의 아이들을 멀리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다. 이렇게나마 아이들에게 이별의 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별의 말 한 마디 못한 채 헤어졌던 이들이 만나는 순간을 그려 보는 것은 사뭇 설레고, 가슴 벅찬 일이다.
고얼, 기주, 시형, 무애, 주안, 마로…. 모두 파이팅! 이제 너희들 스스로가 만들어 갖게 된 힘을 과시해 봐. 그 무엇도 너희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을 거야.
‘작가의 말’에서
추천사
《라온의 아이들》에는 판타지의 장소성과 오늘의 현실이 묘하게 겹쳐져 있다. 소설 전체가 박력과 속도감으로 가득하면서도 이야기 사이사이에선 어김없이 무거운 생각의 깊이를 드러낸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겁지 않은 소설인데도 오래된 역사와 세계가 움직이는 작동방식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정신을 놓지 않는다.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일까. 소설 속 무애의 흥얼거림처럼 작가는 오늘의 우리가 진짜 보고, 듣고, 느끼고 싶은 세상을 향한 열망을 담대하고 무모할 정도로 우직한 태도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울림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길 감히 응원한다.
_ 주원규 (소설가)
《라온의 아이들》에는 우리가 절대 잊을 수 없는, 결단코 빠르게 잊혀 가는 과거의 기억으로 남겨 둘 수 없다는 작가의 결의가 날카로운 비수처럼 곳곳에 숨겨져 있다.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제사장 ‘박쥐’라는 괴이한 남자가 통치하는 환상의 섬 라온에 도착한다. 이 신비로운 섬에서 아이들은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기억을 되찾아야만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제사장과 붉은 사막인에게 대항하는 과정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이는 ‘라온’이란 은유의 껍질을 벗겨 내지 못한 단편적인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소설의 중간쯤에서 라온이 어떤 섬인지, 아이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리고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강렬한 충격은 우리가 속한 세계를 명징하게 인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_ 마윤제 (소설가)
본문 속에서
‘즐거운 곳’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의 섬 라온. 이 섬은 지구의 어디쯤에 있는 섬인지, 대체 우리는 왜 여기에 온 것인지, 우리를 데리러 온다는 사람은 왜 안 오는지 알 수 없었다.
7쪽
왜 우리 피부는 보라색일까. 우리가 모르는 이 섬의 비밀은 뭘까. 이 섬 밖의 세상은 이 섬과 어떻게 다를까. 우리가 살았던 곳은 어디이며 어떤 곳일까. 우리는 거기서 뭘 하며 지냈을까.
26쪽
“기억을 되찾아야만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자기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뭘 해야 할지도 알게 될 테고.”
기억을 되찾으면, 이 섬을 떠날 수 있다고 하거나 과거에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좋았을 텐데.
36쪽
그 배의 비밀을 밝혀내면 우리가 왜 이 섬에 왔는지 알 수 있을까. 그 배의 비밀을 어떻게 하면 밝혀낼 수 있을까.
- 68쪽
“잠을 자 봐.”
“잠들면 상어 떼가 달려들어 심장을 파먹을 거야.”
“눈을 뜨고 자면 되잖아. 물고기처럼.”
100쪽
멀리 파도가 굽이치며 내달았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다는 알고 있을까.
138쪽
차 례
라온의 아이들
작가의 말
지은이 소개
김혜정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비디오가게 남자〉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서라벌문학상신인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청소년저작상, 송순문학상을 수상했다. 교정에서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살고 있다.
청소년 소설집 《모나크 나비》, 《18세를 반납합니다》, 《영혼 박물관》, 청소년 장편소설 《독립명랑소녀》, 《달의 문(門)》, 소설집 《수상한 이웃》, 《바람의 집》, 《복어가 배를 부풀리는 까닭은》 등을 썼다.